쿠로다 카쓰히로(黒田勝弘)씨의 컬럼에서의 비빔밥 언급에 대한 우리의 편향된 시각

이번 주초에 쿠로다 카쓰히로씨의 산케이신문 고정컬럼 ‘서울로부터 여보세요’에 실린 비빔밥에 대한 글로 온 나라가 들썩하기에 컬럼내용을 한 번 뒤져봤다.

韓国料理のビビンバは日本人にも人気がある。韓国では今、「韓国料理の世界化」といって、このビビンバを世界に売り出そうというキャンペーンが国を挙げて展開されている。その一環として最近、米国の新聞にビビンバの広告が掲載されたと話題になっている。

한국요리 비빔밥은 일본인에게도 인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지금, ‘한국요리의 세계화’라 하여 이 비빔밥을 세계적으로 팔아보고자 하는 캠페인이 국가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서 최근 미국의 신문에 비빔밥 광고가 게재됐다고 화제다.

その美しいカラー写真があらたためて韓国の新聞で紹介され、在韓日本人とのさる忘年会の席でも話題になっていた。しかし「ビビンバは見た目はいいが食べてビックリなんだよねえ」と“世界化”の展望には首をかしげる声が多かった。

(그 광고에 쓰인 비빔밥의) 아름다운 컬러사진이 새삼 한국신문에 소개되어, 재한일본인과의 망년회 자리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하지만 ‘비빔밥은 겉보기에는 좋지만 먹을 때 깜짝 놀라게 되잖아’라며 세계화의 전망에 머리를 갸웃거리는 목소리가 많았다.

ビビンバは日本のチラシ寿司風に野菜や卵などいろんな具がご飯の上に美しくのって出てくる。ところがそれを食べるときはスプーンを手に握りしめ、具やご飯、ミソなどを猛烈にかき混ぜる。韓国人だとこね上げるという感じだ。そして当初の美しい彩りが消え、具とご飯がぐちゃぐちゃになった正体不明のものを、スプーンですくって食べる。

비빔밥은 일본의 찌라시 스시풍으로 야채나 계란등 여러가지 재료를 밥 위에 예쁘게 올려서 내온다. 하지만 이걸 먹을 때는 숫가락을 손에 쥐고 재료나 밥, 고추장 등을 맹렬히 저어 섞는다. 한국인이라면 뒤섞는 느낌이다. 때문에 당초의 아름다운 꾸밈이 사라지고 재료와 밥이 엉망진창이 되어 정체불명이 되버린 것을 숫가락으로 떠서 먹는다.

ビビンバは正確には「ビビム・バプ」で「混ぜたご飯」をいう。問題は「ビビム」で、これは単に混ぜるというより「かき混ぜる」感じでかなり強い。韓国人の食習慣の1つにこれがあって、何でもビビって(?)食べるくせがある。

비빔밥(받침의 발음에 약한 일본어에서는 ‘비빔바’라고 표기)은 정확하게는 ‘비빔+밥’으로 ‘비빈 밥’을 말한다. 문제는 이 ‘비빔’으로, 이게 단순히 섞는다고 하기보다는 ‘저어 섞는다’는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한국인의 식습관의 하나로 뭐든지 비벼서 먹는 버릇이 있다.

そのためカレーライスやジャージャー麺、かき氷、日本の牛丼、チラシ寿司もみんなたちまちかき混ぜ、こね上げて食べる。広告写真を見てビビンバを食べに出かけた米国人が、その“羊頭狗肉”に驚かなければいいがと気になっている。(黒田勝弘)

때문에 카레라이스나 짜장면 빙수, 일본의 규동, 찌라시 스시도 모두 다짜고짜 비벼서, 뒤섞어서 먹는다. 광고사진을 보고 비빔밥을 먹으러 나온 미국인이 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으면 좋으련만하는 걱정이 든다. (쿠로다 카쓰히로)

내가 이 컬럼을 읽었을 때의 생각을 요약해 본다.

1. 위의 어설픈 내 번역문 가운데, 언더라인 마킹한 몇 군데를 살펴보자. 평소 우리 한국인보다 의사표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일본인이, ‘팔아보려는’, ‘엉망진창’, ‘양두구육’과 같은 과격한 표현을 썼다라는 점에서 이 컬럼의 시선이 삐딱한 것은 인정한다.  내가 아는 일반적인 일본인이라면, ‘팔아보려는’은 ‘확판하려는/판매를 시도해 보려는‘정도로, ‘엉망진창’은 ‘원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정도로, ‘양두구육’은 ‘메뉴사진으로 보던 것과 다른 모습‘정도로 언어순화를 했을 것 같다. 쿠로다씨가 한국에 오래 살면서 우리 문화에 많이 동화됐는지 일본인 본연의 조심스러움을 잊어버렸나 보다.

2. 비빔밥을 대놓고 나쁘다고 표현한 문장은 없다. 일본인들도 좋아하고, 예쁘게 내온다고 쓰고 있다.

3. 짧은 컬럼이고 삐딱한 시선이 엿보이긴 하지만, 일본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양국간의 식문화차이를 환기시키는 정도이다.  한국사람들이 음식을 잘 비벼먹는 건 사실이다. 깔끔떠는 일본인들에게는 유난스럽게도 보일 수 있을 게다.

3.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비빔밥은 논외로 하고, 우리네 음식점에서 메뉴와 실제 요리가 일치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었나 묻고 싶다.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 않냐고? 비슷하면 따라할 건가? 비빔밥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외국인이 이쁜 메뉴만 보고 음식을 주문했다가 먹을 때는 기대했던 것과 다른 스타일로 먹어야 한다는 것에 당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비빔밥을 좋아하는 사람이 썼다면 단점은 단점으로서 지적하고 장점도 추켜 세웠을 것이다. ‘모양은 이래도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건강식이에요’  쯤으로 글을 마무리하며 해외고객의 특수성을 간파하여 선전하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위 컬럼은 비빔밥에 대해 심드렁한 컬럼리스트가 쓴 그저 그런 글이다.

때로는 독(毒)도 내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 될 수가 있고, 남의 산의 모난 돌도 내 칼을 벼리는 데에 쓸 수 있는 법이다. 왜 저 따위 소소한 글에 여론이 충동하고 국민이 흥분하고 장안의 화제가 되야 하는지, 왜 우리가 이처럼 소심하고 심약해졌으며 그릇이 작아졌는지, 기획기사도 아니고 논문도 아닌 몇 줄 컬럼 하나  때문에 한 해를 굽어보고 새해를 기약해야 하는 엄숙한 세모의 대한민국이라는 큰 바다가 술렁거리는 까닭을 모르겠다.

우리가 우리를 향한 비판에는 열을 올리고 칭찬에 굶주려 있다면, 논어 13편 자로 24장을 읽어보자.

子貢問曰 鄕人皆好之 何如 子曰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자공이 물었다. “마을 사람이 다 그를 좋아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아직 좋지 않다.”
자공이 물었다. “마을 사람이 다 그를 싫어하면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아직 좋지 않다. 마을의 착한 사람이 그를 좋아하고, 착하지 않은 사람이 그를 미워함만 못하다.”

평생에 걸쳐서 교언영색을 미워했던 공자는 자로 24장을 통해 ‘누구나가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좋은 친구는 내 이빨에 고추가루가 꼈다고 바로 지적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게 고추가루인지 톱밥인지 제대로 집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듣는 사람이 다소 무안할 것을 알고서도 말 한 번 해 주는 쪽이 듣는 이 입장에서도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속이 남지 않을까.

일본인 고유의 민족적 정서로는 다른 사람의 심기를 거스르는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 좋은 예가 지한파라고 언론에서 추켜세웠던 미즈노교수다. 그가 공중파를 통해서 우리에게 보여줬던 그 많은 립서비스를 떠올려 보기 바란다. 그가 갖고 있었던 속내는 어떤 것이었는지 되새겨 보기 바란다.

우리는 우리가 ‘지한파’라고 일컫는 외국인에 대해서 한국에 대한 무한한 사랑만을 기대하고 있다면 쿠로다 카쓰히로씨는 결코 지한파가 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쿠로다씨는 한국을 잘 알고 있고 한국에 대한 애증(愛憎)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애증이 없다면 공중파를 통해 한국인이 듣기에 거북한 이야기들을 쏟아내지 못한다.

그는 지난 30년을 한국에서 살았다.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듣기 싫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알면서도 ‘뒷다마 안까고’ 궂은 소리 대놓고 들려주는 그를 고마워하자. 우도할계(牛刀割鷄)라는데 저 정도 컬럼에 우리가 너무 요란하게 대응하고 있는 건 아닐까? 우리 옷매무새가 틀렸다는 소리가 들리면 일단 돌이켜 둘러보고, 맞다면 옷깃을 다시 여미고, 틀렸다면 싱거운 소릴 한다고 웃고 넘겨버릴 수 없을까. 우린 속 좋고 아량이 큰 ‘大’한민국인 아닌가.

누가 뭐라고 짖어도 한강은 오늘도 묵묵히 흐르고, 여의도 교보아케이드 전주종가의 비빔밥은 맛있다.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는 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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